본문 바로가기
Architecture/Housing

제가 SIP로 건축을 추진하다 H빔 골조를 생각하게 된 이유

by 사라진루팡 2020. 12. 2.

 

전 오랫동안 주택 건축을 꿈꾸어 왔습니다.

 

30대부터 실행으로 옮기려다, 토지를 구입하고 나니, 생각보다 건축비용이 많이 든다는 걸 알게되어, 결국 못짓고 땅을 매매하는 쪽을 택했죠.

 

그 땐 대출을 내면 죽는 줄 알았던 시절이라 ^^;;

 

맨 처음도 관심을 가졌던 건 H빔이었습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 냥 튼튼해 보여서??? ㅋㅋㅋ

 

그런데 건축 방식을 알아보며, 누가 집을 H빔으로 짓냐며 비용면에서 부적절하다 얘기해 주셨고 납득도 됐죠.

 


일단 돈 없는 청춘이 생각할 수 있는 게, 할 수 있는데까지 직접 하면 그래도 꿈꾸는 집을 짓짓 않을까였죠.

 

그래서 맨 처음 눈이 간 게

 

ALC 였습니다.

 

알아보니 일본에서도 패널을 만들어 많이 사용하고, 시멘트면서 나무처럼 잘리고, 블럭을 놀이 하듯 척척 쌓아 올리면 될 듯 했죠.

 

원래 성격이 뭘 알아보면 제대로 하는지라..

 

외국자료까지 찾아보고, 우리나라 건축현장에서 왜 자꾸 하자가 나는지..

 

정석 시공 방법을 글로 열심히 배웠죠.

 

1단을 방수블럭으로 쌓고 인방은 하나의 패널로 하며, 안이든 밖이든 숨쉴 수 있는 면을 개방해 준다면 이론적으론 하자가 없죠.

 

한쪽을 스타코 플렉스나 투습이 되는 마감제로 마감을 하고안쪽을 ALC로 깨끗이 미장을 하고,

 

한지 도배 정도로 마무리하면 하자를 많이 줄일 수 있죠.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날좋은 날에 조적을 하고 말릴 수 있다면 블럭 함수율이 낮아져 더 안전할 것 같고,

 

실제 현장들을 찾아다니며 설비를 위한 파내기,

 

슬라브를 칠 때, 패널을 어떻게 사용하며 움푹 들어간 골에 철근을 넣어 단단하게 하고 네 귀퉁이를 어떻게 마감하는지 등 이론적으로 마스터하며,

 

동결심도, 결로, 인방 등 개념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됐죠.

 

그러면서 토지를 알아보고 있는데 지진이 몇 번 나니..

 

생각이 많아지더군요.

 

본격적으로 건축법이 개정되기 시작합니다.

 

초점이 단열로 옮겨지더군요.

 

단열을 쉽게 끌어 올릴 수 있는 공법, 경량목구조나 나무를 각관으론 바꾼 경량철골쪽으로 기울 더군요.

 

근데 경량철골이 결로가 발생할 여지가 높아, 초보는 경량 목구조를 선택하게 됩니다.

 

그 때부터 단열쪽을 파죠.. ^^

 

가장 많이 쓰는 글라스울(유리섬유) 이름부터 마음에 안들었는데,

 

이런 저런 하자 얘기가 나오던군요.

 

그러다 본 한 장의 사진. 지은 지 3년된 목조 주택 벽을 뜯었는데 위쪽은 OSB 판넬 뿐이고 글라스 울이 밀려 내려간 상태의 사진.

 

중력을 거스를 수 없어 글라스울은 아래로 아래로 쳐지죠. 요즘은 그걸 방지하는 중간 중간 패딩 줄같은 장치를 해두기도 하지만, 결국 유리섬유의 빵빵한 모습은 공기층을 계속 유지 해야 하는데, 보이는 곳에 시공되는 것도 아니고, 벽 안에시공되는 거라 ^^

 

아무리 보완됐다 해도 뒤도 안돌아 보게 되더군요.

 

그 뒤로 경질우레탄폼을 알게 되면서 단열재에 관심을 갖게 됐죠.

 

PF보드를 비롯해 여러 단열이 우수한 패널들을 알아보다, 경질우레탄폼이 아닌 패널로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SIP를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우리 같은 초보 건축주가 공사를 하면서 우레탄폼이 적게 쏴졌네 마네로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옥신각신 할 사항은 못되고, 그걸 공장에서 꽉채운 형태로 OSB합판을 양쪽으로 달고 나온다니..

 

일단 단열 문제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맘에 들었습니다.

 

목조주택의 하자라면 단열과 배관,그리고 기밀이 큰부분을 차지 하는데, 제가 추구하는 집디자인은 아파트 같은 동선에 배관 방식을 선호하는지라 SIP는 좋은 해결 방안이었죠.

 

그러다 우리나라 포항쪽에 지진이 나고 나서, 건축법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내진 설계가 의무화 되고 단열 부분이 많이 강화되죠.

 

좋은 방향의 긍정적 개정이라 생각하는데,

 

SIP의 포지션이 애매해졌죠? SIP (Structure Insulation Pannel) 구조단열 패널로 SIP가 구조벽체로 골조를 형성하는 게 반이고, 단열에 우수한 게 반인데.

 

여기서 구조체로서 역할은 날아가 버린거죠.

 

결국 SIP로 지어도 목조주택으로 구분되므로 구조계산을 하기 위해선, 따로 골조 역할을 하는 각재나 각관이 필요하다는 거죠.

 

그 상황에서 결정타..

 

다양한 형태의 샌드위치 블럭

 

단열재와 외장재가 다양해진 샌드위치 패널

샌드위치 패널의 변신이죠.

 

우리가 천대하던 판넬집(시공은 빠르지만 단열에 취약해 영업 시설에나 쓰이던 방식)이 샌드위치 의 단열재가 경질우레탄 판넬로 나오고 앞 뒤에 붙는 목재 판넬이나 철재 판넬이 그냥 쓰여도 손색 없을(솔직히 그냥 쓰면 공장 같긴 하죠 ^^) 정도의 퀄리티와 우리가 흔하게 알고 있는 징크는 진짜 징크가 아니란 것 쯤은 다들 아시죠?

 

리얼 징크라는 게 칼라강판임을 아신다면 칼라강판이 붙어 나오는 샌드위치 판넬은 천대 받던 시대의 그 아이(?)가 아닌거죠.

 

SIP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아니 SIP란 자재도 샌드위치 판넬의 한종류로 들어가야 맞는 시절이 온 것이죠.

 

그럼 결국 골조며, 샌드위치 판넬을 고정시킬 스터드를 선택해야하는데,

요즘 같은 비싼 인건비 상황에서, 예전엔 자재 비용이 비싸 제외 시켰던 H빔이 간략한 시공과 그로인한 품질의 평준화, 상업용 건물 시공 경험이 많은 인력..

 

물론 상업용 건물 짓는 방식과는 주택은 모든 면에서 섬세한 부분이 있지만 그것만 시공팀에게 납득 시키고(이게 젤 어렵죠 ^^) 시공을 한다면 머리속으로 어떻게 시공할지가 그려진다할까요?

 

제가 접해본 2군데의 H빔 주택 시공사는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주변에 H빔으로 상업용 건물을 시공하시는 분들은 대체로 구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기초공사만 평활도 0.3이하로 성의 있게 시공한다면 이후 H빔으로 골조를 잡아 시공하는 것이 더 나을 거란 생각에 SIP는 잊고 H빔 으로 돌아서게 되었습니다.

 

간략하게 SIP를 고집하던 제가 H빔으로 전향(?) 하게 된 이유를 말씀 드렸습니다.

 

다음 시간엔 그 동안 적어둔 것을 한 곳으로 모아 주택을 짓는 각 공법에 대해 한 눈으로 제 사견으로써의 정리를 써 드릴까 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