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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겨울산행

by 사라진루팡 2010. 1. 18.

오랜만에 눈이 온 겨울산에 올랐다.

스패치에, 아이젠까지 착용하고, 눈으로 얼어붙은 산길을 찍어 올라간다.

평소 올라가는 것보다 훨씬 힘들꺼라 예상을 했는데, 그렇지도 않다.

막상 올라가다 보니, 무게 걱정에 가져오지 않은 삼각대를 가지고 올라올 껄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으며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며 간다

차가운 공기에 숨이 더 가빠야 하는데, 날이 풀려선지 그마저도 상쾌하고 좋다.

중간쯤, 새로 만들어진.. 전망대 벤치에 잠시 들러 하산하는 등산객 모습도 구경하고, 다시금 하나 둘, 하나 둘 오르기 시작

정상에 도착 ^^*








정상은 늘 같은 모습이지만, 아래와 달리 산꼭대기는 구름밖이라 겨울치곤 깨끗한 하늘을 보여준다.


가을만큼, 아니 그보다 더 깨끗하게 느껴지는 차가운 하늘!

그러고 보니, 겨울엔 정상석을 담아 놓은 적이 없는 것 같아서

깨끗한 하늘을 배경으로 정상석 한 컷!

정상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니, 춘천 시내는 뿌옇다.

눈 구름인지, 겨울 산안개인지, 도시를 가득 덮고 있는 걸 보면서

가져간 핫초코를 꺼내 마셨다 ^^*

정상에서 맛보는 달콤단백한 핫초코 맛이 정말 좋다.

너무 늦게 올라온 탓에 곧 해가질텐데, 따뜻한 것을 마시다 보니

한 껏 게으름을 피우고 싶어진다.

배낭을 벗어놓고, 스틱을 내려놓고, 카메라도 내려놓고

제 멋에 취해 있는데, 어디선가 날아든 산 새가 전망대를 날아다닌다.

겨울 산새가 먹이가 없어, 누군가가 뿌려 놓은 부스러기를 먹기위해 날아든 모양이다.

방정 맞은 날개짓과 못짓을 보고 있자니, 한 컷 담아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평소 무겁다고 따로 가지고 다니지도 않던 망원렌즈를 오늘은 배낭에 넣고 온 게 이런 행운을 만나려고였나 보다.

망원을 꺼내, 카메라에 장착을 하고.. 몇 장 찍어본다.

췟!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 도통 담을 수가 없다.

더 어두워지기 전에 한 장이라도 담아가고 싶은데.. 카메라 셋팅을 다시 했다.

그리고, 다시금 날아든 녀석을 향해.. 샷!

ㅋㅋㅋ, 한 장 건졌네 ^^*

카메라 총을 들고 새잡기 놀이를 끝내고 나니.. 어느새 노을이 진다.

파란하늘과 대비되는 노을..


부지런히 내려오니 어느새 날이 저물었다.

에이트의 "심장이 없어" 노래를 크게 틀고, 차창을 다 열어 겨울바람을 흠뻑 맞으며 돌아오는 길은 간만의 겨울산행 마무리로 부족함이 없다 ^^

* 더 많은 사진은 사진블로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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