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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Happy birthday!!

by 사라진루팡 2010. 11. 28.

아이들 장난감에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예전부터 하나 사줄까 했던 블럭 장난감

"짐보리 맥포머스 브레인업!"이다

내 기준에선 워낙 고가의 제품이긴하지만

둥이 녀석이 집에 있는 단순한 블럭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면서 좀 더 크면 사줘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동생 다누가 태어나고, 걱정과 다르게.. 의젓하고 동생을 아껴주는 둥이 녀석을 보니 기특하기도 하고,

또 동생으로 인해 그동안 집중되었던 관심이 조금은 덜해지는 것 같아 안스럽기까지 한 녀석..

이번 생일이나 아니면 크리스마스에 뭔가 괜찮은 선물을 해주고 싶었던 차에.. 전부터 봐두었던 짐보리 블럭을 보기 시작했다.

최근에 지출이 커서 여유가 빠듯하지만, 당장 내 수술을 진행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우선은 둥이 녀석 생일 선물을 하나 질러(?) 주기로 결정하고, 짐보리 맥포머스 중에서 구성품이 가장 많은 브레인업으로 구입해줬다.

아무래도 블럭놀이라는 것이 블럭이 많아야 제대로 놀 수 있을 것 같고, 또 다양한 추가 구성품이 있어야 할 것 같아서 현재 G*숍에서 추가 구성품을 넣어 판매하는 최대 수량의 것을 골랐더니.. 역시 가격이 만만치 않다 ^^

금요일 구매를 하고 퇴근을 해보니,
둥이 녀석이 잠에 빠져있다.. 요즘 낮잠을 안자는 녀석인데, 꽤나 피곤했나 보다
아홉시가 넘어서 일어난 녀석, 다음날(토요일)인 줄 안다.. "아빠!~ 그 탑 처럼 생긴거는?"
둥둥맘과 상의하는 과정에서 모니터에서 물건을 본 모양이다.
"어.. 그거 아빠가 샀어. 오늘은 아직 금요일이니까, 내일 둥이 생일에 택배 아저씨가 가져다 줄꺼야?"
주변을 두리번 거리더니, 퉁명스런 목소리로
"없잖아~"
"어.. 지금은 없지, 아빠가 사서, 택배 아저씨보고 내일 우리 둥이한테 가져다 주세요 하고 말해놨어"
그래도 일단 물건이 없다는 생각에,, 영 반응이 별로다.

드디어, 토요일! 둥이 생일.. 첫 눈이 하얗게 온 세상을 덮어버렸다.
늦게까지 버티다 주무신 둥둥양께서는 아홉시가 다되도록 취침모드..

아빠는 빵가게가 문을 열기를 기다렸다가 집을 나선다.
파*바게트랑, 뚜**르 두군데를 들러보니.. 썩 맘에 드는 케익은 없지만

울 둥이 녀석이 좋아하는 분홍색 케익, 스트로베리 케익을 하나 사고, 갓구운 빵 몇 개를 더 구입했다.
빵집 아줌마께서 서비스라며 팥빵을 하나 덤으로 주신다.

그 즈음 잠에서 깬 둥둥양 전화 "아빠~ 어디예요 ^^"
"어.. 아빠, 둥이 생일 케익 사러 나왔지, 곧 들어갈꺼야"
"아빠.. 눈이 왔어요. 나.. 눈사람 만들고, 눈을 공처럼 만들어서 이렇게 던지고 싶어요"
"음.. 눈이 뭉쳐지지 않는 눈이라 눈사람은 못 만들겠다. 그리고 밖은 아직 추우니까, 일단 들어가서 케익 후~ 부터 하고 놀자"
급 우울모드로 변하면서 "네.." 그리고는 둥둥맘한테 전화를 넘겨버린다.

생일 케익을 들고 들어가자 언제 우울했냐는 듯이 방긋방긋,
케익 촛불을 끄고, 노래를 부르고 우리 가족만의 간단하고 사랑스러운 생일파티를 하고는.. 케익을 잘라먹고..

어느덧 오후, 기다리다 못해 택배 기사 아저씨께 전화를 드렸다. 세시나 네시쯤에 배송이 될거란다.
흠.. 이것저것 치우고,
집안을 정리해 놓고 나니.. 몸이 찌뿌둥~ 좀 씻고 싶은데, 시간이 애매한 세시 반..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 놓고, 기다리다 못해 얼른 씻고 나올 요량으로 몸을 막 담그는데.. "딩동~"

이런.. -_-;;;
역시나 맞다. 주섬주섬 샤워가운을 걸치고, 커다란 블럭 박스를 받아들었다.
급 흥분 둥둥양.
개봉을 해보니, 호응도가 참 좋다.
보자마자 당연히 엄청 어려워 보이는 자동차부터 만들어 보잔다.
금방 만들겠지 하는 생각에 얼른 만들어 주고 났는데도, 욕조안 물은 벌써 다 식어 있다 ㅜㅜ

밤 열시~ 잠도 안 잘 태세다.
공도 만들고, 헬리콥터도 만들고..
등도 벌어지고, 허리까지 아프지만.. 열렬한 관심과 호응도+++ 에 사준 보람이 있다.
그까이꺼~~ 돈이 안아깝다 ^^ ㅋㅋ

일요일 아침, 둥둥양이 여섯시 반에 일어나셨다. 내가 보기엔 제 정신(?)이 아니구만, 비틀비틀.. 걸어거더니
"아빠~ 우리 소방차 만들까요?"

결국, 소방차 만들어주고 출근을 했다. 출근하는 배웅에 펑펑 우는 녀석!~~ ^^ ㅋ
아빠와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게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인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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