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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tecture

나의 아파트 탈출기

by 사라진루팡 2020. 2. 12.

아직 난 아파트에 살고 있다..

 

 

남편은 대학시절 원룸을 끝으로 나는 기숙사를 마지막으로...

 

남편이 준비한 자그마한 아파트에서 시작을 하게 됐는데,

 

처음 생활하는 아파트는 만족스러웠다.

 

뭐가 만족스러웠냐고? 그냥 따뜻해서 좋았다.

 

 

남편은 새로 신축한 주택에서 살고 있어서 어땠을지 몰라도..

 

우리집은 골목길 끝에 있는 구옥이라서 시내 한복판에 있는 집이었어도 추웠다.

 

근데 아파트는 추위가 안느껴질만큼 따뜻했다. 반팔을 한 겨울에 입고 살아도 괜찮을 정도로...

 

그렇게 작은 아파트 전세를 시작으로..

 

지금은 살고 있는 도시에서 신축 아파트를 세군데나 옮기며, 높은 층에서 살고 있다.

 

 

 

처음에 남편이 주택 얘기를 꺼냈을 때,

 

난 반대했다. 아무리 잘 지었다는 신축 아파트도 사이드는 춥다는 걸 아는 내가.. 주택으로 나간다는 건 거부감이 본능적으로 발동했다.

 

그런데 아이들이 생기고,

 

첫 애가 아기 의자에 앉아 밥을 먹고 있던 어느날,

 

아랫집에서 아이가 쿵쿵 거린다며 문을 두드렸고, 마침 집에서 쉬고 있던 남편이 나가 죄송하다 주의하겠다..얘기를 했음에도 계속 심한 말로 항의하는 아랫집이 좀 이상했다.

 

그 와중에 아랫집 안주인이 올라 오셔서 이렇게 항의하는 중에도 뛰지 않냐며.. 항의를 하시는데 뭔가 이상했다.

 

우리는 아이가 막 걸음마를 시작할 때라 그 동안 쿵 넘어지고 이것 저것을 넘어 뜨리는 것에 대해

 

초보 부모로써 그런 층간 소음을 누적해서 쉬는 날 항의를 하러 오셨다 생각했지..지금 현재의 소음을 발생 시킨다고 올라 오신줄은..

 

 

항의가 심해져 남편도 굽신 모드에서 다툼모드로 변해가던중..

 

막 소동중에 열린문이 활짝 열렸고, 거실에서 식사를 하는 우리 모습에 모두가 얼어 붙었다.

 

아이는 식사 의자에 묶여 있고, 세식구중 한 사람은 밖에.. 한사람은 아이를 돌보는 와중에 무슨 소음을 만들 수 있었겠나?

 

현장을 확인한 아랫집의 말문이 막힌 그 때, 우리 윗집에서 우당탕 소란이 났고 아랫집 낯빚이 변했다.

 

그 동안 아랫집이 민감하게 반응한 주범이 우리 윗집이었던거다.

 

우리도 듣고 살았지만 우린 한 번도 항의를 안했다. 공동주택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결국 여기저기 항의를 하던 아랬집이 몇몇집에서 그렇게 예민하시면 공동주택 어떻게 사느냐라는 핀잔을 듣고,

몇 개월후에 이사를 나가셨다..

 

정작 신축 아파트를 옮겨 다니며 개인주택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커져갔다.

 

편의시설도 점점 좋아지고 모든 게 더 나아져도.. ^^

 

우선은 아무리 좋은, 비싼 아파트에 살아도 우리들 생각에는 이해가 안가는 행동을 하시는 분들이 꼭 있다는 거다.

 

그것을 이해 못하겠다는 불만보다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이랑 다른 거라고 이해하기로 했다.

 

즉, 각자 개성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누리려면 단독주택이 우리가 원하는대로 쓸 수 있는 공간적 자유를 제공해줄거라 생각한다.

 

 

 

말했듯 추위가 관건이었다.

 

결국 단열 수준이 패시브하우스 수준으로만 간다면 해결이 된다는 결론을 얻었고,

 

아파트 값이 오르고 올라 땅을 사서 집을 짓는 것과 별차이가 없다는 것.

 

음식물 쓰레기의 처리도 비용이 발생하고,

 

공동생활, 단체주거가 닭장 같이 느껴질 때...

 

본격적으로 아파트를 벗어나 단독주택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공부가 필요했고.. 재밌었다.

 

해볼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았다.

 

이제는 셋이 되어 버린 아이들에게도 나은 주거환경과 교육을 줄 수 있을 것 같았고.

 

 

처음에 단독주택을 꿈꿀 때는 시어터룸, 포켓볼대도 놓고 등등 상상이 커져만 갔었지만..

 

생각이 성숙해지면서 우리는 학교 운동장이랑 경쟁을 할 필요가 없으며,

 

도서관, 헬쓰장, 극장, 포켓볼장 등등과도 경쟁이 아닌 우리에게서 걷어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지금 우리는 담작은 도서관이 옆 골목에 있고,

 

초등학교는 큰길 건너에 있으며, 병원과 마트가 가깝고, 시청을 걸어서...

 

바로 앞 공원에 설치된 놀이 시설이 훌륭한 대지를 선택했다.

 

그래서 우린 아파트를 벗어나 집을 지을 설계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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